철학책, 어쩐지 겁난다고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읽고 이야기하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철학도 내 삶의 문제로 다가올 거예요.
트레바리에서 1년 넘게 철학책을 함께 읽고 있는 박효진 님의 [진진] 클럽 후기를 읽어보세요!
트레바리에는 진진이라는 클럽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철학책을 읽습니다.
철학은 어렵다는 인상을 줍니다. 하지만 어렵다는 말은 익숙하지 않다는 말과 다릅니다. 난이도가 높은 문제는 풀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처음 보는 문제는 차분히 생각하면 풀 수 있습니다.
철학의 문제들은 대체로 처음 보는 문제입니다. 우리가 철학책에 등장하는 답변들이 쌓아 올린 세계 위에서 살고 있기에, 그런 문제에 의심을 품는 습관이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철학책을 읽는다는 것은, 모든 것들이 당연하지 않던 시대로 되돌아가거나 아무것도 당연하지 않을 시대로 나아가 이 문제들과 마주하고 스스로 답을 찾는 과정입니다.
트레바리에는 이 과정을 함께 꾸려나갈 사람들이 있습니다. 진진의 모든 멤버들은 평생에 한번 생각해볼까 말까 하는 주제에 대한 철학책을 읽고, 한 달에 한 번씩 모여 서로의 견해를 맞춰봅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코스 윤리학』이나 칸트의 『도덕 형이상학을 위한 기초』 같이 혼자라면 읽지 않을 고전을 읽으며, “인간의 도덕성이란 무엇일까?”, “어떤 행동이 옳을까?” 같은 질문을 함께 풀어나갑니다. 알랭 드 보통의 『행복의 건축』이나 카롤린 엠케의 『혐오사회』 같은 책을 보면서, 내 주변의 사물을 대상으로 이야기를 하고 이전엔 몰랐던 면모를 끄집어내보기도 합니다.
△ [진진-블루]에서 <여성의 종속>을 읽고 한 독서모임. 한국 사회에서의 여성과 관련된 수치를 카드 퀴즈로 풀고 있다.
어쩌면, 철학책을 읽는 것은 삶의 모습에 별 영향을 주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책 한 권이나 논증 몇 개가 삶을 바꿀 수 없고, 글자엔 그런 힘이 없다는 것을 솔직하게 인정해야만 합니다. 다만, 삶을 바라보는 관점은 바꿀 수 있었습니다. 당연하게 여겨지는 생각들을 검토하고 이야기하면서, 세계를 다른 방식으로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철학책을 읽고 난 뒤 조금은 다른 세계에서 살게 됩니다.
그러므로, 철학책은 여러분을 해치지 않습니다. 누군가와 같이 보면 더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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