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의 모토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새로운 관점과 취향을 소개해드립니다”에요.
저희의 모토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새로운 관점과 취향을 소개해드립니다”에요.
2018.12.26

트레바리는 '독서모임 기반의 커뮤니티 서비스'입니다. 멤버들이 소속되어 활동하는 독서모임도 있지만, 그와 별개로 신청해 즐길 수 있는 커뮤니티 이벤트도 있습니다. 거의 매일 하나씩은 꼬박꼬박 이벤트가 열립니다. 두 개씩 열리는 날도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퀄리티도 높습니다. 이벤트에 참여해주시는 멤버들이 '이쯤되면 컨퍼런스 라인업'이라는 후기를 남겨주시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심지어 12월에는 알토스벤처스와 함께 협업해, 토스, 직방, 하이퍼커넥트, 봉봉, 와이즐리, 미트박스의 대표님들이 연사로 나서는 컨퍼런스도 열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커뮤니티 이벤트들이 한 분의 손끝을 거쳐 나온다면 믿으시겠어요? 트레바리 커뮤니티 이벤트를 총괄하고 있는 신한진 님이 바로 일곱번째 트레바리들 인터뷰의 주인공입니다.


(인터뷰/촬영 - 최성운 님)







1. 새로운 관점과 취향을 소개해드립니다


트레바리의 이벤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크게는 강연과 체험으로 나뉘어요. 강연에는 북토크나 교육이 있을 테고, 체험은 운동부터 시음까지 다양해요. 얼마 전에는 ‘퀸 Queen’ 청음회도 있었고요. 원래 비율이 5:5 정도지만 최근에는 체험 이벤트가 많았네요. 시즌마다 인기 있는 클럽을 살펴서 방향성을 맞추려고 하는데, 이번 시즌에 [체험독서]가 인기가 많았거든요.

 

유일한 이벤트 크루시라고 들었는데, 업무의 범위는 어디부터 어디까지인가요?

 

다음 달에 진행될 이벤트를 미리 기획하고, 섭외하고, 캘린더 만들어서 홍보도 하고요. 매일 이벤트에 참석해서 진행을 하고, 정산과 CS까지 하고 있어요. 그냥 이벤트 관련 업무는 처음부터 끝까지 다 하고 있습니다.

 

한 달에 일정이 적어도 스무 개는 되어 보이던데요. 혼자서 힘들지 않으세요?

 

힘들죠. (웃음) 어떤 날에는 하루에도 3-40명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 같아요. 기본적으로 양을 늘리고 싶다는 욕심이 있었어요. 올해 초에는 주 2~3회 정도 진행됐었는데, 지금은 주 5~6회를 하고 있으니 확실히 늘었죠. 양을 늘린 건 그만큼 멤버 수가 늘어나서이기도 하지만, 다른 커뮤니티 서비스와 차별화되기 위해서는 부가적인 콘텐츠가 많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이벤트를 기획하시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저희의 모토를 한 문장으로 표현하면, “새로운 관점과 취향을 소개해드립니다”에요. 강연이 새로운 관점을 소개해준다면 체험은 이제껏 경험해보지 못한 취향을 접하는 일인 거죠. 저도 업무를 맡은 지 이제 두 시즌째라서, 특별한 기준이 있다기보다는 멤버 분들이 어떤 걸 좋아하시는지 알아가는 단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지금까지는 양을 많이 늘리면서 실험을 해보는 성격이었고, 내년부터는 정말 필요한 콘텐츠들 위주로 추려내려고 해요.

 






2.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다면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내용을 미리 들려주실 수 있나요?


먼저 지금까지의 강연들이 대개 일회성이었다면 앞으로는 시리즈로도 준비해볼 생각이에요. 교육 프로그램의 형태가 될 수도 있고, 4주에 걸쳐 미술사를 커버하는 교양 프로그램일 수도 있고요. 그리고 이번에 알토스벤처스와 함께 진행하는 스타트업 컨퍼런스처럼 큰 규모의 이벤트를 보다 자주 기획하고 싶어요. 또 질적 성장도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트레바리만이 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만드는 게 중요하겠죠.

 

‘트레바리만이 할 수 있다’는 걸 정의하는 작업은 어려울 것 같네요.

 

계속해서 방향성을 고민하겠지만, 막상 너무 깊게 들어가는 것도 좋지 않다고 생각해요. 만드는 사람 입장에서 고민한 부분들이 사용자 입장에서는 충분히 와 닿지 않는 경우도 많거든요. 공급자의 마인드보다는 소비자의 마인드에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라는 회사의 비전에 부합하는 선에서 멤버 분들이 좋아하실만한 걸 찾아내야죠. 


연사를 섭외하는 본인만의 팁이 있나요?


수락해주실 것 같은 분들에게 연락을 드려요. 그게 제일 중요한 것 같아요. (웃음) 트레바리의 비전에 공감해주시는 분들은, 대부분 흔쾌히 수락해주세요. 처음 연락드릴 때부터 상세한 기획서를 보내서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이고 있어요.

 

그러면 한진님이 개인적으로 가장 기획해보고 싶은 이벤트는 무엇인가요?

 

저는 북페어를 크게 한 번 해보고 싶어요.

 

‘언리미티드 에디션*’ 같은 북페어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네. 트레바리도 어떻게 보면 출판업계에 속한다고 말할 수 있잖아요. 저는 업계와 함께 크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요. 북페어가 될 수도 있고, 창작자와의 콜라보가 될 수도 있고, 여러 가지를 모색해보려고 해요. 제가 예술대학을 졸업해서인지 창작자에게 관심이 더 가는 것 같아요. 평소에 어떤 제품을 사거나 공간을 방문할 때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걸 좋아하는 편이에요.

 

* :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독립출판 페어







3.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곳

  

예술을 전공하신 줄은 몰랐는데, 트레바리에 입사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어요?

 

영상연출을 전공했어요. 졸업했을 당시가 1인 미디어 붐이 일기 시작한 때라서, 온라인 콘텐츠 쪽으로 창업을 1년 정도 준비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생각했던 것보다 분야도 저와 안 맞았고요. 그러던 차에 친구의 소개로 트레바리를 알게 됐죠. 원래는 멤버로 들어가려고 했다가, 채용 공고가 떠 있길래 바로 지원했어요. 보통은 멤버였다가 크루가 된 분들이 많은데, 멤버를 안 거치고 크루가 된 경우는 제가 아마 두 번째였을 거예요


어떤 부분에 가장 끌렸던 건가요?

 

트레바리가 지금보다 규모가 작았던 때에는, 매번 모임을 마치고 나서 찍은 사진을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렸어요. 재밌어 보이더라고요. 허상은 아니겠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창업을 준비하면서 별의별 사람을 다 만나봤거든요. 사기꾼에 가까운 사람도 있고, 겉과 속이 다른 사업도 많았고요. 그런데 트레바리는 아옹다옹하면서 계속 커가는 게 보이더라고요.

 

또, 온라인 콘텐츠 분야와 안 맞는다는 걸 깨달은 다음 오프라인 커뮤니티에 더 관심이 생겼어요. 사람들을 연결해주는 일에 관심이 있었거든요. 여기 오면 많이 배울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저도 30대 후반쯤에는 제 비즈니스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을 경험해보고 싶기도 했고요. 키워드를 꼽자면 성장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함께 성장을 경험해보고 싶다는 생각.

 

합류하신 다음에 새롭게 들었던 생각이 있나요?

 

주말이나 평일 저녁에 사람들이 모인다는 사실 자체가 신기했어요. 강연자 분들도 아지트에 오셔서 놀라시고는 해요. 다양한 주제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은 것도, 밤마다 모여서 이야기하면서 노는 것도, 참 건전하잖아요. (웃음) 제가 맡고 있는 이벤트 업무도 멤버 분들이 참여해주시지 않으면 유지될 수 없는 일이에요. 이벤트를 진행하다 보면 멤버 분들의 표정을 보거나 이야기를 듣는 일이 많은데, 그분들의 배움에 대한 갈망 같은 걸 보면서 대단하다고 느끼고는 해요.

 






 4. ‘잡지처럼’

 

트레바리 이벤트가 여러 영역을 아우르는 만큼, 담당 크루로서 다양한 분야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 저는 잡지를 좋아해요. 사물에 대해서도 한 가지 포인트를 깊게 보는 것보다 다양한 관점에서 보는 걸 좋아하고요. 관심사 자체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계속 바뀌는 것 같아요. 


[알쓸신잡]의 우승우 클럽장님이 예전에 진행하셨던 이벤트에서, “요즘 시대는 ‘잡지처럼’의 시대”라고 말씀하신 적이 있어요. 잡지 자체는 줄어들고 있지만, 새로 생겨나는 서비스들은 오히려 구독 모델이나 큐레이션 같은 잡지의 특성을 닮아가고 있다는 거죠. 이벤트 업무의 성격도 비슷한 것 같아요. 누군가가 지금까지 해본 적 없는 경험을 하고 싶다고 하더라도, 막상 직접 찾아보고 실행하기는 귀찮을 수 있잖아요. 저희가 그분들 대신 큐레이션을 하고 패키지로 만들어 보여드린다는 점에서도 잡지와 비슷하고, 1개월마다 발행하는 것도 그렇고요. 

 

그렇지 않아도 여쭤보려고 했는데, 혹시 오늘 인생의 책으로 가져와주신 책이 이 잡지인가요?

 

<매거진 B> 서울호에요. 아까 1층(스틸북스)에서 샀어요. 인생의 책이라기보단 잡지를 대표해서 골랐는데, 마침 여기에 제가 지금 입고 있는 옷 브랜드 얘기가 나오더라고요.

 

어떤 브랜드인데요?

 

이세라고, 재미교포 2세들이 만든 브랜드에요. 

 

처음 들어보는 곳인데, 이름부터 독특하네요.

 

제가 신진 브랜드를 좋아해요. 영 프로페셔널이라는 단어가 있잖아요. 개성이 있고, 자신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는 작가들에게 끌려요. 이벤트를 기획할 때 이런 영 프로페셔널분들도 모시려고 하고 있어요. 얼마 전에 강연해주신 이슬아(‘일간 이슬아 수필집’ 저자)님이나 태용(‘리얼밸리’ 제작자)님 같은 분들처럼요. 물론 모두가 아는 훌륭한 분들을 모시는 일도 중요하겠지만, 이제 막 도약하기 시작한 분들의 이야기에는 더 생생한 현장의 감각이 담겨있다고 할까요.

 






5. 멋진 브랜드란


오늘 입고 오신 옷이 전부 검은색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한진님의 SNS 프로필도 검은색이었던 걸로 기억해서요.


검은색이 주변의 색을 다 흡수한 색이잖아요. 어디에나 잘 어울리고, 특별히 튀지 않아서 좋아해요.


이외에도 또 좋아하시는 사물이나 브랜드의 특징이라면요?

 

예전부터 문화정체성이라는 주제에 관심이 많아서, 한국적인 소재를 새로운 방식으로 풀어낸 제품에 관심이 많아요. 아까 말씀드렸지만, 자신만의 이야기와 철학을 가진 브랜드를 보면 멋지다고 느끼고요.

 

말씀해주신 내용을 기준으로 할 때, 트레바리는 멋진 브랜드일까요?

 

그러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저희만의 개성을 만들어가고 있는 것 같아요. 고집도 있고요. 작게는 주황색을 사용하는 것부터가 브랜딩적으로 일관성을 가지기 위해서잖아요. 저 역시도 외부에 계신 분들이 트레바리라는 브랜드를 인식하는 첫 번째 통로인 경우가 많아서, 최대한 디테일하고 깔끔하게 일처리를 하려고 노력해요.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요. 그렇지만, 저희가 멋진지 아닌지는 누구보다 멤버 분들이 판단하실 영역 같아요.

 

우문현답이네요. 그러면 마지막으로 멤버 분들에게 남기고 싶으신 말을 부탁드릴게요.

 

제 인스타그램 계정(@godhanjin)을 검색하시면 이벤트 당일의 사진들이 올라와 있으니 어떤 분위기인지 아실 수 있을 거예요. 궁금하신 내용이 있다면 언제든 질문 주셔도 좋습니다.


검은색 프로필을 찾으면 되겠군요. 오늘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새로운 관점과 취향이 있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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