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개 키워드로 정리한 트레바리 사용설명서
2018.09.27

트레바리, 관심은 있는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고요?


클럽은 어떻게 선택할지에서부터 모임은 어떻게 진행되는지까지. 알쏭달쏭한 트레바리를 속속들이 다 아실 수 있도록, 4년째 트레바리와 함께 해주고 계신 유민초 님의 '키워드로 정리해 본 트레바리'를 공유합니다.



트레바리 한 시즌은 최소 4개월(더 긴 클럽도 있다)로, 한 달에 정기 모임과 번개에 참석하게 된다.

도대체 한 시즌 동안 하는 걸까, 키워드로 정리해 본 트레바리!



1. 클럽

먼저 소속될 클럽을 정해야 한다. 한 시즌 동안의 내 스케줄을 미리 확인하자. 여행 갈 일은 없는지, 회사가 바쁜 때는 없는지. 간혹 클럽 선택을 어려워 하는데, 선택하기 전에 자신을 우선 알아야 한다.



2. 아지트

어디 멀리 가는 너무 귀찮고 무조건 가까워야 하는 사람이라면, 아지트를 가장 먼저 선택하자. 안국, 강남 아지트 내 생활 반경과 가까운 곳으로 고른다.

평일에 하고 싶으면 회사와 어느 곳이 가까워야 할지도 생각한다. 모임 후에 뒤풀이에 참석할 경우 택시비가 나올 수도 있으니까.

아지트는 월화를 제외하곤 언제든지 가서 시간을 보낼 있다. 시간이 때, 핸드폰 충전해야 때, 간단히 식사를 해결해야 때, 카페 가기 아까울 등등 꽤나 편한 장소다. 스터디 목적으로 대관하는 것도 물론 가능(단 멤버들만 사용할 수 있다).



3. 클럽장

장소를 골랐는데도 종류가 너무 많다면 가격도 보자. 보통 클럽장 있는 클럽은 29~31만원, 함께 만드는 클럽은 19~21만원이다.

클럽장 있는 클럽은 주제에 걸맞은 국내 최고의 전문가들로 모셨다. 토론과 강의 어느 분위기인지는 사실 클럽장님 개인이 어떻게 이끄시냐에 따라 다르다. 학교 수강신청하는 같지 않음? 나만 재밌나 > <



4. 커뮤니티

클럽을 골랐다면? 아, 아직도 골랐다고... 미안하다. 본인이 평소에 책을 아예 읽던 사람이거나 트레바리 한번 해보고 싶다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커뮤니티성이 조금 짙은 무경계 클럽과 문학, 북씨 클럽을 추천한다. 독서 모임을 하려는 이유가 무엇을 배우고자 하는 건지, 평소에 읽는 분야의 책을 읽고 싶은 건지, 새로운 사람들을 사귀고 싶은 건지 생각해 보고 정하자. 원하는 만큼, 열심히 하는 만큼 얻어가는 곳이다.





5. 멤버십

클럽을 신청하면 멤버십이 생긴다. 기간은 첫모임 7일 전부터 만 4개월동안 주어진다. 신청 전에는 클럽 결제 정보 페이지에서, 신청 후에는 마이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멤버십이 주어지면 뭐가 좋을까? 다른 클럽을 저렴한 가격으로 놀러갈 수도 있고, 이벤트를 멤버가격으로 들을 수도 있다! 제휴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는 점도 트레바리 멤버십만의 장점이다.



6. 책

클럽장이 있는 클럽의 경우 책을 클럽장 님이 정하고, 함께 만드는 클럽은 대부분 모임 직후에 투표로 정한다. 주제에 맞게 이미 4권의 책이 엄선된 클럽들도 있다.

트레바리하고 싶은데 책을 읽어서 걱정된다는 분들이 많던데 막상 들어와 보면 다들 비슷하다. 서로 “그래도 달에 권은 읽어서 다행이예요.” 이러고 있다.



7. 독후감

보통 클럽은 400자 이상, 글쓰기를 위한 씀이나 씀에세이 클럽은 1,000자 이상 써야 한다. 모임 이틀 전까지 홈페이지에 올리면 된다. 쓰면 진짜 온다. 읽기는 남의 정보를 얻는 ‘소유’의 활동이고, 쓰기는 정보를 것으로 만드는 ‘창조’의 활동이다. 완전히 다르다. 독후감을 사람들만 모인다는 얼마나 양질의 토론을 이끌어 내는지는 해봐야 안다. 400자 쓰기, 생각보다 쉽다. (참고로 지금 이 독후감 소개글은 총 222자다! 이렇게 2문단만 쓰면 된다니, 간단하쥬?)



8. 파트너

생각해 보면 어딜 가나 말을 하는 사람만 말하고 듣는 사람은 듣기만 한다. 그래서 트레바리엔 파트너가 있다. 이들이 발언권을 골고루 분배한다. 파트너는 트레바리에서 활동비를 받고 클럽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사람이다. 파트너도 원래 멤버였다. 관심있는 사람들은 시즌 모집 공고가 지원하면 된다. 클럽이 어떻게 하면 굴러갈지 파트너와 크루(트레바리 직원)들이 회의도 한다.

아,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은 날엔 파트너한테 오늘은 말하기보단 듣고 싶다고 따로 얘기하면 된다. 반대로 말을 많이 하고, 파트너처럼 진행을 하고 싶은 사람은 발제를 하자.



9. 발제자

발제의 사전적 정의는 '토론회 등에서 어떤 주제를 맡아 조사하고 발표하다'이다. 독서모임에서는 무슨 얘기를 할지 뽑아내는 정도가 되겠다. 흔히 다음 책을 정할 내가 추천한 책이 되는 경우 발제자가 된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어떤 책을 같이 읽고 싶을 때, 아니면 읽었는데 같이 얘기하고 싶은 책이 있을 추천하자.

모임 당일에도 토론을 이끈다. 가끔 파트너가 무작위로 선정하기도 하는데 하기 전에는 부담스러워하시던 분도 모임이 끝나고 나면 무척 뿌듯해 하신다. 파트너가 보조를 해주기 때문에 막상 해보면 어렵지 않다.



10. 발제문

그날의 얘깃거리, 질문 리스트다. 발제자가 만드는데 역시 파트너가 도와준다. 발제자 마음대로지만 발제 가이드와 멤버들의 독후감을 읽으면 좋은 발제문이 탄생한다. 완성되면 모임 당일이나 전날 카톡 단톡방으로 파트너가 전달한다. 미리 읽어보고 무슨 이야기할지 생각을 정리해보는 그날 모임의 만족도를 높이는 팁!



11. 모임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다가 안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평소에 주변에서 전혀 들어본 없는 이야기를 듣는다. 나도 모임 자체가 너무 신나고 재밌어서 트레바리를 계속 하고 있다. 주변인 5명의 평균이 자기 자신이라는 말이 있다. 나는 트레바리를 하면서 생활 패턴, 사고 방식, 직업이 완전히 다른 사람들 속에 자신을 던졌다. 그래서 트레바리를 하면 타인들의 이야기가 새로워서 재밌어진다.



12. 뒤풀이

모임은 4시간 정도 진행되는데 못다 한 이야기가 남는 대부분이다. 트레바리에서 대학생처럼 논다는 이야기가 바로 여기서 나온다. 재밌어서 집에를 간다. 뒤풀이는 트레바리의 공식 일정은 아니다. 그날 클럽장님이나 멤버들의 분위기에 따른다. 물론 다음날 8시까지 뒷풀이를 한다는 전설의 클럽 ‘독토’도 있지만.



13. 번개

정기 모임 외에 영화 관람, 전시회 관람, 맛집 탐방 다양하게 번개를 한다.(요즘은 시기상 자제하고 있지만...) 모임하러 거지 친목은 별로라고 하는 사람은 가도 된다. 그렇지만 본인의 클럽 사람들이랑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은 번개에 참석하자. 모임도 재밌어진다.



14. 놀러가기

다른 클럽에 참여할 수도 있다. 클럽장 있는 클럽은 3만원, 함께 만드는 클럽은 2만원. 홈페이지를 보고 다른 클럽에서 어떤 책을 읽는지 확인하고, 똑같이 읽고 독후감 쓰면 된다. 선착순 1명은 무조건 되지만, 만약 모임 당일 클럽의 멤버가 15명 이상 경우 2번째부터는 간다. 멤버 수를 조절하는 트레바리의 노력 예뻐해 주세요.



15. 듀레바리?

'거기서 누구 만나냐'라고 묻는데, 만날 사람은 만난다. 트레바리도 학교나 교회, 회사 같이 그냥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다. 눈이 맞을 사람은 맞는 거고 아닌 사람은 아닌 거고... 이런 사실 어딜 가나 똑같지 않나. 번개 당일 불참석자가 많아 명이서 데이트하게 됐는데 사귀었다거나 이런 소문은 나도 들어봤다. 부럽다.




일본의 비평가 아즈마 히로키는 ‘강한 유대’보다 ‘약한 유대’가 우리 인생에 유용하다고 주장한다. 우연한 만남을 찾아 나설 것, 낯선 공간을 여행할 것, 인터넷 검색 값을 배반할 것, 예컨대 아는 사람보다 그냥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아는 식당보다 들어본 있는 식당이 많을수록 가능성이 열려 있는 뜻밖의 삶을 있다. 이론에 의하면 사람들은 긴밀한 유대 관계보다 약한 유대 관계에서 많은 도움을 주고받는다. 혈연, 학연, 지연, 회사처럼 선택적 비위가 좁거나 아예 없는 사람들끼리의 강력한 결속에서는 비슷한 정보와 방법만 공유되지만, 즉흥적 연결로 이루어진 사람들 사이에는 다양한 정보와 방법이 공유되는 탓에 주고받을 영향이 많다는 것이다. (릿터 2017 8/9호 인용)


트레바리로 여러분의 삶이 조금이라도 재미있어지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글을 썼다. 돈을 괜히 내는 아니라니까요.

읽고, 쓰고, 대화하고, 친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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