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바리가 2025년 9월, 10주년을 맞이합니다.
2015년 9월, 네 개의 클럽과 여든 명의 멤버로 시작한 이 작은 실험은 어느덧 만 10년을 채우게 되었습니다. "사람들이 함께 책을 읽고, 글을 쓰고, 대화를 나누다 보면 조금 더 지적으로 성장하고, 또 친해질 수 있지 않을까?"라는 가설에서 출발한 도전이었습니다. 처음엔 모임이 열릴 수 있는 장소가 없어 무료 공간을 찾아다니며 모임을 열었고, 압구정에 첫 아지트를 열었을 때는 난방이 되지 않아 핫팩을 들고 와주신 멤버분들의 마음에 감동하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하나둘 모임이 이어지고, 멤버가 늘고, 이야기들이 쌓이며 트레바리는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10년 간의 변화는 결국 트레바리를 믿고 함께 해주신 여러분 덕분이었습니다. 위기의 순간마다 흔들리는 저희에게 "트레바리는 꼭 살아남아야 한다"라는 마음을 보내주신 것도, 코로나의 긴 터널을 견딜 수 있게 해주신 것도, 더 나은 실험을 할 수 있도록 용기를 주신 것도 모두 멤버, 파트너, 클럽장 여러분이었습니다.
10년 동안 누적 약 12만 명의 멤버가 함께 해주셨고, 작성해 주신 독후감은 33만 편을 넘어섰습니다. 수만 번의 모임을 통해 서로 다른 사람들이 한자리에 모여 책을 읽고,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혼자라면 읽지 않았을 책, 하지 않았을 생각을 함께 나누며 조금씩 더 열린 사람이 되어갔습니다. 요즘처럼 갈등과 단절이 점점 익숙해지는 시대에, 모르는 것을 배우고 다른 의견을 듣고자 하는 이 공동체는 존재 자체로도 큰 의미가 있다고 믿습니다.
트레바리가 세상을 더 지적으로, 사람들을 더 친하게 만들고 싶다는 바람으로 시작한 실험은, 지난 10년 동안 여러분과 함께 크고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왔다고 생각합니다. 독서모임이라는 이름으로, 때로는 용기와 위로를, 또 때로는 자극과 확신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온 것은 전적으로 트레바리 커뮤니티에 함께 해주고 계시는 여러분 덕분입니다.
앞으로의 10년은 더 큰 실험과 도전의 시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트레바리는 지금보다 더 유연하고, 더 깊이 있는 연결을 만드는 커뮤니티가 되기 위해 고민하고 있습니다. 개별 클럽을 넘어 트레바리 전체를 아우르는 연결, 오프라인 공간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실험들 역시 차근차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지난 10년 동안 함께해주신 멤버 여러분께 감사의 마음을 전하는 일이라 생각했기에 짧은 편지를 작성해 봅니다. 저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단지 저희만의 힘이 아니라, 늘 저희를 믿고 기다려주시고, 각자의 자리에서 세상을 지적으로 만들어주신 여러분 덕분입니다. 트레바리를 통해 누군가와 연결되었다고 느낀 순간이 있었다면, 더없이 기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저희가 만든 이 시간이 여러분의 삶에 조금이라도 좋은 영향을 남겼다면, 그걸로 충분하고 감사하며, 영광입니다.
10년 동안 함께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언제나 그 감사함을 잊지 않는 팀으로 남아 좋은 서비스 만들어 가겠습니다.
트레바리 대표 윤수영
그리고 트레바리 팀 올림